누구나 지하철에서 마음에 쏙 드는 이성과 조우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. 물론 말을 걸어볼까 말까 주저하는 사이에 상대를 놓쳐버리고 이내 후회하기 일쑤였겠지만 말이다. 그다음 수순은 빤하다.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버린 뒤 '다음번엔 인사라도 해봐야지' 하며 또 다시 결심하는 것이다. 사실, 그렇다. 말 한마디 건다고 돈 드는 것도 아닌데, 주저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? 친구 중 장난기가 굉장히 심한 녀석이 있다. 걸핏하면 농담을 해댔기에 여자 친구가 생겼따는 말을 들었을 때 순순히 믿을 수 없었따. 나는 그에게 여자 친구와 만난 경위를 상세히 밝히라고 추궁했다. 그가 털어놓은 전말은 이랬다. 그 날 지하철을 타기 전에 주간지를 한 권 샀어. 그런데 장사 수완이 좋은 가게 주인이 휴대용 휴지를 서비스로 주더라. ..